런던 근교 여행, 윈체스터
1. 윈체스터?
: 영국에 살다보면 어느순간 대도시보다 영국의 오래된 마을을 찾아다니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윈체스터는 잉글랜드 남쪽 지방에 있는 마을로 과거 웨식스 왕족과 잉글랜드 왕국의 수도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곳곳에 과거 왕족들의 흔적과 오래된 영국의 모습이 남아있다.
2. 런던에서 윈체스터 가는 길
: 나는 옥스포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조금 더 가까웠지만, 런던 패딩턴 역에서 출발하면 약 1시간 반이 걸린다. 노선에 따라 한 두 번의 환승이 있는데, 런던 워털루에서 환승하는 노선이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런던패딩턴역 - 런던 워털루역 - 윈체스터역
3. 웬체스터 볼거리 : 윈체스터 대성당
: 윈체스터에 가면 반드시 들려야 할 곳이 윈체스터 대성당이다. 요크에서 들렸던 요크민스터 보다는 작지만 못지않게 아름다웠고 성당 안쪽에 있는 박물관과 오래된 도서관도 아주 볼만 했다. 특히 오래된 성경과 그것을 제작과정을 담은 방이 아주 인상 깊었다. 성경에 그려진 그림의 배경 묘사와 색이 우리나라 (또는 동양의)그림 스타일과 불교의 오방색을 떠올리게 해서 신기했다. 당시에는 색을 내는 물감이 독성이 있어서 만든 이들이 많이 중독 되었을거라고 하더라.

또한 오래된 도서관은 마치 해리포터의 금지된 도서관을 보는 듯 하여 신비로웠다. 오래된 책 들을 코앞에서 볼 수 있고, 오래된 지구본 하늘의 별자리를 나타내는 천체 구(?) 까지 구경 할 수 있어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느낌이었다. 해당 도서관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6명 이상 들어가지 못한다. 나머지는 입구에서 대기해야하는데, 그래서 더 관람하기에 쾌적하다.

윈체스터 대성당에는 유명한 사람들의 관이 많이 묻혀있는데 그중에서도 제인오스틴이 있다.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엠마, 설득, 맨체스터 파크 등 소설로 유명한 영국의 여성작가이다(본인의 최애 영국 작가이다). 보통 제인 오스틴 하면 바스를 많이 떠올리는데 작가는 말년에 병을 치료하려 윈체스터에 내려와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참고로 웬체스터 대성당 입장료는 인당 £10 정도 였고 한번 구입하면 일년 내내 입장 가능 하다. 본인이 학생이라면 학생증을 제시하고 할인 받을 수 있다.
4. 웬체스터 볼거리 : 윈체스터 성
: 윈체스터 성은 화재가 있어서 여러번 복원을 거듭한 곳이다. 돈을 내고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은 그레이트 홀인데 말 그대로 홀이고 크게 볼 건 없다. 안쪽에 관련 역사를 전시해놓은 가판대(?)를 통해 셀프 가이드를 할 수 있다. 앞쪽으로는 여왕의 동상과 아서왕 원탁 테이블을 볼 수 있고, 뒤쪽으로 검은 색 큰 철문 두개가 있는데 왕족의 결혼 기념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문에 새겨진 (왕족을 상징하는) 여러가지 심볼을 찾는 재미가 있다. 가격은 인당 £4 로 싸기 때문에 윈체스터에 가면 들려볼 만 한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서 바로 그 ‘원탁 테이블’은 실제 아서왕이 쓰던 것은 아니고 재현한 것인 듯 하다. 나중에 탄소연대 측정을 통해 해당 테이블이 13세기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국인들이 실제 그 원탁 테이블이라 믿는단다.)
윈체스터 성 그레이트 홀은 1900년대 중후반에 재판장으로 자주 쓰였다고 한다. 구경을 마치고 안에 마련된 작은 전시관에서 윈체스터 성 역사관련 글을 읽는데, 영국에서 법공부 하면서 매번 언급되고 판례에서 수없이 봤던 그 Lord Denning 이 여기서 자주 재판을 했다는 걸 보고 약간 소름이 돋았다.

5. 윈체스터 볼거리 : 박물관과 윈체스터 대학, 자연보호 구역 등
: 사실 윈체스터에는 다른 볼거리, 특히 박물관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방문한 날은 기차 파업 날이라, 서둘러 굵직한 것들만 구경한 후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기차를 타야했다. 윈체스터에는 공원이 넓게 잘 조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산책하는 강아지들이 많았는데, 그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 쏠쏠한 재미였다. 마지막으로 윈체스터에서 밥을 먹는 다면 The bishop on the bridge이 펍을 추천한다. 윈체스터 맛집으로 유명하니 일찍 가서 자리를 맡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