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의 영국생활
영국의 수돗물, 석회수 마셔도괜찮을까? 본문
1. 유럽의 수돗물, 석회수
: 유럽의 수돗물 대부분은 석회질이 포함된 석회수이다. 그걸 알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캐틀(주전자) 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영국인들이 차 마실 때 쓰는 주전자를 열어 안 쪽을 보면 석회가 주전자 안쪽 곳곳에 단단하게 자리한 것을 볼 수 있다. 물에 석회질이 포함된 이유는 유럽 대륙을 이루는 지반에 석회암이 많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2. 석회수로 씻어도 괜찮을까?
: 유럽여행을 하거나 유학을 갔을 때 물갈이를 한다는 말이있다. 본인 역시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 물갈이를 했다. 얼굴에는 갑자기 뾰루지 같은 것이 나고, 안그래도 악건성인 몸은 뱀가죽처럼 살이 갈라졌다. 얼굴은 따로 생수를 사서 화장실 선반에 놓아두고 세수 마지막에 헹구는 식으로 하니 많이 진정되었다. 그러나 몸은 그러할 수 없으니 바디오일을 바르거나 하는 식으로 대체했다. 대책이 없는 것은 두피였다. 말했다시피 나는 악건성인데 두피를 석회수로 감으니 머리결이 빡빡해지는 것도 모자라 두피가 너무 간지러웠다. 원래는 머리를 감고 두피를 빨리 말리는게 좋다는데 그렇게 했더니 도저히 건조하고 간지러워서 견딜 수 없었고, 긁다보니 머리가 많이 빠졌다. 그 뒤로는 자연건조를 했고 두피용 에센스를 사다가 간지러울 때마다 발랐다. 영국에 살면서 느낀게 보통 동아시안들이 동안인 이유, 피부가 더 좋은 이유가 물론 서양인 보다 피부가 두꺼운 탓도 있겠지만 물의 영향도 있지 않을 까 싶다.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는 석회수와 선탠을 즐기는 이들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피부를 빨리 노화시키는 것 같다. 건조함과 자외선이 피부를 늙게 하는 주 원인인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싸해보이는 추론이다.
3. 석회수 먹어도 괜찮을까?
: 식당에 가면 물을 공짜로 서빙해주는 한국과 달리 영국을 포함한 유럽 등지 식당까페에서는 돈을 내야한다. 돈을 내지 않는 물은 탭워터 라고 해서 수돗물이다. 안그래도 물가가 높아 한푼이 아쉬운 마당에 물에 돈을 3-4천원씩 써야한다는게 여간 짜증나는게 아니다. 한국에서 먹던 보리차나 시원한 정수기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닿게 되는 순간이랄까. 나는 다행히도 석회수를 먹은 뒤 배앓이를 하진 않았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초반에 쾌변을 자주 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배앓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는 찝찝해서 혼자 살 때는 항상 물을 사다 먹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페트병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때문에 걱정스럽긴 했다. 유학생들은 이렇게 물을 사먹거나 브리타라는 정수기를 써서 석회를 걸러먹는다. 나 역시 브리타를 쓴 물을 먹어봤는데 맛이 이상했다. 또 석회를 백프로 걸러주는 것도 아니라고 해서 그냥 사다 마셨다. 석회수 (수돗물)을 잘도 벌컥벌컥 마시는 현지인 들을 보면 괜찮은 것도 아닌가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평생 대대손손 그런 물을 마시고 살아왔으니 몸이 그렇게 적응한 걸 수도 있다. 평생 석회질 없는 물을 마시고 살아온 우리에게 정말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 단정짓기 쉽지 않다. 당장은 문제가 없을 지라도 길게 보면 문제가 생길 수 도 있다.
4. 샤워기필터 사가야할까?
: 먹는 물은 사먹는다고 쳐도 씻는 물을 매번 생수를 사다 씻을 수 없으니 유학생들은 한국 오기 전에 샤워기 필터를 사야하는지 항상 고민한다. 사실 이에 대해서는 반반이다. 일단 하도 한국인들이 샤워기 필터 해드를 사들고 와 바꿔 끼우려고 하는 케이스가 많다보니, 교체 과정에서 헤드가 고장나는 등 여러 일이 있었다 (내가 본 경우와 들은 경우를 포함). 이런 경우 본인이 물어내야 하는데, 어떤 금전적인 이유를 떠나서 괜히 어글리 코리안 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스럽긴 하다. 필터를 가지고 온다고 해도 못쓰는 경우도 있다. 나의 기숙사의 경우는 헤드를 교체할 수 없는 붙박이 형(?) 이었고, 홈스테이를 하는 중에는 당연히 내 맘대로 샤워기 해드를 바꿀 생각은 못했다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물론 예민한 피부를 가지고 있고 트러블이 걱정된다면 (그리고 교체 가능한 샤워기 헤드라면) 가지고 와서 사용해도 될 것이다. 다만 영국에서 오래 살 예정이라면 결국에는 적응해야 하는 관문 중에 하나가 아닐 까 싶다. 어딜 갈 때마다 헤드를 들고 다닐 수 없으니 말이다. 나의 경우도 초반에 몇 달이 지나고 몇년을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석회수 샤워에 적응되어 버렸다. 아직도 머리카락은 뻣뻣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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